12/01/2020

코리아월드

휴스턴 코리아월드 주간신문

COVID-19에 대비하며 이것저것을 생각해 본다

전문가에 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7년 호흡기 질환을 앓던 닭에서 처음 발견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변종되어 인간의 호흡기를 공략, 2002년 중국 광동지역에서 처음 발병한 것이 아직도 우리 기억에 남아있는 사스. 치사율 3.5%를 찍고 아시아 32개국에 퍼져 약 83,000명을 고생시키고 7개월만에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10년 후, 또 하나의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난다. 중동의 아라비아에서 처음 발병한 메르스. 전염성은 그리 세지 않았지만 치사율이 무려 34.4%.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죽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도 이 때까지는 그저 먼 나라에서 생긴 일이거니 무심했었다.

그리고 오늘날 다시 변종된 코로나 바이러스 19. 우선 왜 이름이 코로나인가. 바이러스의 외피 주변에 삐죽삐죽 나온 돌기가 왕관처럼 보인다 하여 라틴어로 왕관인 Corona를 붙였다고. 그런데 왕관은 무슨, 빙빙 돌려 구심력을 이용해 사람 치는 쇠뭉텅이 무기 같더만. 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Chinese Virus라고 하지. 쏟아지는 불평과 잔뜩 부픈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Chinese Virus. 뭐 인종 차별까지는 아니겠지만 정치적 냄새가 진동하는 것은 사실이다.

명칭이야 어찌 되었든 저 멀리 우환에서 펄럭거리던 작은 나비의 힘없는 날개짓. 이것이 바람을 타더니 어느새 태풍이 되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TV보면서 한국만 걱정하고 있었는데 금새 유럽으로. 지금은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현재 감염자가 4만2천명이라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불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창고마다 그득히 넘쳐나던 미국인데 부족한 의료 장비 때문에 비상이 걸리고 군용 병원 선박까지 바다에 띄웠는데도 병실이 택도 없이 모자라 난리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19는 자각 증상이 없는 잠복기간 중,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에게 무섭게 전염시키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창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무심코 터뜨린 재채기. 우선 자신이 흠칫 놀란 후 주위를 휘익 둘러본다. 그때 누군가가 눈총이라도 쏜다면 뭔가를 흠치다 들킨듯 황급히 자리를 피해야 하는 야속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반가운 김에 습관적으로 내민 손을 거절 해도, 거절 당해도, 전혀 실례가 되지 않는다. 내민 손을 덥석 잡는 대신 소독약을 칙칙 뿌려주는 것으로 친밀감을 드러내는 요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상식이 뒤바뀐 세상이 되어 버렸다. 친구들끼리 얼굴 맞대고 음식 같이 씹던 평소가 그리도 행복했었구나. 그때는 미처 몰랐네. 이제 머지않아 휴스턴도 공포 영화에서나 보암직한 적막한 공간으로 변해 버리겠지. 그리되면 차가 막힌다고 짜증내며 발을 동동 구르던 그 평소도 그리워지겠지. 그 텅 빈 공간 속에 조연처럼, 배경처럼, 멀뚱히 살아있을 나 자신을 상상하며 그동안 무엇이 문제였는지 곰곰히 헤아려 본다.

카톡방을 뒤져 작년인가, 한 신실한 선배님이 보내주신 Joe Wright 목사님의 기도문을 찾아 다시 읽었다. 맞아, 바로 이런 것들이 문제였지. 악을 선하다고 우기는 것, 그래서 영적 균형을 잃고 가치관이 뒤집혀 버린 것. 그것들은; 절대 진리를 업신여기고 이를 다원주의라고 부르는 것. 온갖 우상을 들여놓고 다문화주의, 또는 민속이라고 우기는 것. 성적 타락을 lifestyle이라고 포장하는 것. 가난한 자의 것을 빼앗으면서 lottery라 하는 것. 게으름을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상하는 것. 낙태를 선택이라 주장하는 것. 소홀한 자녀 훈육을 자존감 세우기로 포장하는 것. 권력남용을 정치라 하고, 공금횡령을 필수 경비라 부르는 것. 탐심을 야망이라, 부도덕한 삶으로 오염시키고는 표현의 자유라나. 존귀한 전통을 함부로 농락하곤 개화라니….

해뜨면 뒷뜨락에 나가 텃밭의 잡초 뽑고 꽃밭에 물주고 새밥도 챙겨준다. 카디날이 좋아하는 검정 해바라기 씨. 카디날 뿐만이 아니라 다람쥐도 좋아하기 때문에 새장을 적당한 높이로 매다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높으면 다람쥐가 지붕에서 뛰어 내려 새밥을 축내고 너무 낮으면 창턱에서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돌봐주니 카디날은 아예 우리 식구가 된 듯 해마다 나무 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뜨락에서 기른다.
이제 등나무도 활짝 피어 보라색 꽃송이가 주렁주렁. 꼭 포도 송이 같다. 간밤에 내린 비로 꽃들이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탐스럽게 풍성하다. 친구들을 불러 좀 보여주고 싶은데 오랄 수가 있어야지, 나, 원. 어서 바이러스가 스러졌으면 싶다. 등나무 꽃 다 떨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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