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5/2021

코리아월드

휴스턴 코리아월드 주간신문

이민생활은 마라톤 경기와 같아

이민생활은 마라톤 경기와 같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척박한 이민의 삶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며 평안을 찾는데 있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삶의 원숙함을 배우고 삶의 통찰력도 생기고 또한 얼마나 많은 좌절에도 빠지지 않았던가, 돈 때문에…

특히 이민사회에서의 출발은 대체로 무(無)에서 시작,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이민생활의 시작이며 이민의 삶이라 할 수 있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듯이, 한국이 싫어 최근 들어 조국 땅을 떠나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와 정치권이 너무 어려워서 더 이상 한국에서는 못 살겠다는 것이다. 현재보다는 미래가, 자기 조국보다는 생활환경이나 여건이 좋은 곳으로 또는 보다 나은 삶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은 인간의 욕구이며,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한국에서 학벌이나 직업은 대단한 위력을 나타냈었다. 그래서 남녀노소(男女老少)를 불문하고 필사적으로 좋은 직업을 선택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생활비, 거주비, 아이들 과외비를 감당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급이 안 된다, 사업에 실패한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다면, 죽자니 청춘이요, 살자니 고생이라는 삼류 통속 노래가 자신의 처지와 일맥상통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는 일이고, 다시 생각해 보는 거다. 사업재기의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이 안 풀리면 결국은 결심을 하게 된다. 그 결심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이민 길에 나선다. 어디로, 외국이다, 십중팔구는 미국이다. 아니면 동남아 국가로…… 이도 저도 안 되는 인생 그 해결책은 이민이라는 식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너도나도 이민을 가겠다는 것이다. 왜? 외국에서의 고생을 자진해 뛰어 들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되지만 최근 젊은 이민자들의 표현은 여러 갈래인 것 같다. 허나, 이렇게 정돈되는 모양이다.


한국은 불확실성의 나라다. 한국 사회가 어지럽다,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다? 한국이 못살던 시절, 재미교포는 과장해서 표현하면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재미교포를 거지로 보고 있지만, 그래도 도피처로는 미국, 호주 등등을 선망의 대상으로 꼽는 것 같다. 한국이 살만해 지면서 재미교포는 불쌍한 존재가 됐다. IMF 이전의 시절에 이미 경험한 사실이다. 이렇게 어려운 결심을 하고 미국 및 각 지역으로 이민을 간 그들에게는 직업이란 우연이고, 인연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사람과의 인연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영어실력이 우수한 사람, 또는 많은 돈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예외겠지만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은 한국에서의 학벌이나 경력이 무용지물이 되거나 ‘내가 한국에서는 누구였는데’ 라는 과거를 먹고 살려는 사람은 이민생활의 득이 되지 않기에, 오히려 이민생활이 살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된다.


이민생활은 마라톤 경기와 같아 출발점에서는 1등도 없고, 꼴지도 없다. 모두가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잘 뛰는 사람과 못 뛰는 사람 사이에 간격이 생기듯이, 나와 이웃의 차이는 점점 벌어져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계층이 저절로 형성된다. 이토록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을 타던 소를 타던 간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부를 축적하면 이것이 곧바로 자신의 출세의 성공의 척도로 자신이 똑똑하여 돈을 번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자의든, 타의든 간에 조그만 단체의 회장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면, 이는 한인사회에서 일약 유명인사가 되는 것이다. 신문지상에 자신에 관한 기사와 사진이 실리면 미국생활은 황금만능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물질적 풍요를 자기의 출세 또는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것은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식, 명예, 인격은 재산이다. 특히 돈 좀 있다는 사람이라도 인격이 없으면 천해 보이고 돈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영양결핍증은 인격부족이다.


돈으로 무엇이던지 사고 가질 수 있으나 명예만큼은 살수 없는 것이 진리인 것이다. 명예욕은 잘만 사용하면 한인사회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욕망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작은 곳에서 더 큰 곳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듯이 명예욕이 있기에 우리는 동물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은 돈은 있는데 그 누구도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니, 좋은 집을 사고, 좋은 차를 구입하는 것이 일상적인 습관이다. 내 돈 갖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차 사는 것과, 집 사는 것이 가장 손쉬운 것이다. 골프채도 좋은 것으로 사는 것은 한인사회가 나를 인정해 달라는 소아병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눔의 정”을 외면한다면 우리 한인사회에서는 그들을 어느 부류의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찌……





최수철
조선일보 휴스턴 지국장
전 동아일보 휴스턴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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