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먼공원에서 50여명의 동포들과 함께 건립식 가져
휴스턴 허먼 공원(Hermann Park)에 ‘세월호 기억벤치’가 놓였다. 한인 시민단체인 ‘함께 맞는 비(회장 구보경)’가 지난 27일(토) 정오에 주최한 세월호 기억벤치 건립식에 50명 가량의 한인동포들이 함께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그날의 약속과 다짐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벤치가 자리한 곳은 텍사스 메디컬 센터 북쪽 자연과학박물관과 인접해 있는 샘 휴스턴 동상 근처(6001 Fannin St. Houston, TX 77030)로, 304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위한 휴스턴 지역 유일의 추모공간에서 건립식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강주환 목사(비전교회 담임)는 추모기도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며 “이번 세월호 벤치 건립식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나성신 동포성악가가 추모곡으로 ‘내 영혼 바람되어(김효근 작사 작곡)를 부르는 내내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을 닦아내는 참가자도 있었으며, 구보경 ‘함께 맞는비’ 회장의 추도사에 이은 세월호 기억벤치 재막식을 참가자 모두가 벤치를 둘러싸고 바라보며 저마다 가슴 뭉클하고 애석한 감정을 진지하게 드러내 보였다.
‘참가자 모두가 함께하는 소감 나누기’가 건립식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기억의 벤치를 한번씩 앉아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너른 벤치주변으로 다양하게 표출됐다.
■… “벌써 9년이 갔네요. 당시 같은 또래여서 그런지 마음이 더 가요.”<유정훈 직장인>
■… “애들아 잘 지내니?(울먹이며) 미안해… 어른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미안해!”<주부>
■… “벤치 건립식에 정성을 쏟은 ‘함께 맞는 비’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세월호 진상규명과 기억활동 등의 다양한 연대사업에 힘을 보태겠다.”<안권 변호사>
■… “실제로 이곳에 와보니… (눈물 쏟으며 말을 잇지 못함)” <박은주 한인학교장>
■… “304명의 귀한 목숨들이 수장된 후 아홉번째 봄을 맞는 이 시기에 기억의 벤치를 건립한 우리는 결코 ‘기억’하고 ‘다짐’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정성태 호남향우회장>
■… “오늘 우리는 구조받지 못하고 떠난 학생들이 가까운 우리의 이웃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세월호에서 잃은 상실의 한과 고통, 개인의 슬픔을 뛰어넘어 이제는 남겨진 아이들과 태어날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사회 건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손푸름 전도사>